2025년 회고
장장 2년 만에 블로그 작성을 회고록으로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그동안 블로그를 쓰지 못했던 것에는 귀차니즘이 가장 컸고, 다른 일들에 우선순위가 밀리고 밀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24년, 재직자 전형을 통해 인하대학교에 입학했고, 2학년을 무사히 마쳤다. 또 레몬베이스를 퇴사한 뒤 여행도 다녀왔고, 짧게 이직도 했었다.
나는 2025년을 어떻게 보냈을까?
여행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영국이다. 24년 12월 후반, 레몬베이스를 퇴사하고 25년 1월에 영국을 다녀왔다. 그토록 그리던 EPL 경기를 보겠다는 마음 하나만을 보고 출발했고, 내가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팀인 리버풀과 겸사겸사 손흥민 경기도 보고 돌아왔다.
영어는 잘하지 못하지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이었기에 부딪혔다.
여기서 환경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고, 평소에 할까 말까 고민하던 것들을 그냥 하면 되는데 뭐가 무서워서 주저했을까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길을 다니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고, 타곤 했는데 의도적으로 하늘과 주변 풍경을 바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총 2주의 여행 기간 중, 1주일은 혼자서 그렇게 보냈고, 그 뒤에는 불알친구와 합류했다.
친구랑 있을 때는 주변 풍경, 먹는 것 등등 서로 느끼는 감정들을 공유하며 길을 거니는 시간이 더욱 즐거웠다.
평소에 무언가를 혼자 하는 걸 선호하는 편인 나에게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도 충분히 즐겁고, 좋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시간이었다.
휴식
1월부터 9월까지 푹 쉬었다.
코드도 쳐다보지 않았고,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시간이 흐르는 대로 살았다. 그게 게임이든, 무엇이든.
그 와중에도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했고, 나에게 개발이란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췄다.
처음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쌓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계기는 산업기능요원이었다. 군대를 지독하게 가기 싫어했기에 이 제도를 꼭 활용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고등학교 3학년 2학기에 운 좋게 취업이 되어 지금까지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쌓았다.
결국 산업기능요원으로서 복무를 잘 마쳤지만, 이것만을 목표로 삼고 달려왔던 나는 어느샌가 붕 뜨기 시작했다. 뭘 해도 재밌지 않았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적지 않게 받았다.
그래서 나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느꼈고, 이로 인해 즐겁게 일했던 레몬베이스에서 나오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 보니, 충분히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일했던 조직에서 퇴사하고 쉬는 중이지만, 그때 그 시간을 지낸 덕분에 지금 하고 있는, 또 앞으로 하게 될 고민들이 두렵지 않다.
처음에는(지금도 역시) 막막하고 스트레스를 받곤 했지만 최대한 즐겁게 해보려고 노력했고, 여행에서 배웠던 점을 활용해 그냥 부딪히고 있다.
나를 다시 돌아보며 21년에 했던 TCI 검사도 다시 해봤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인간은 스스로 합리화하기 마련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 이후, 최대한 나를 인정하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요동치던 커리어의 방향성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아주 미약하게나마 진동수가 작아지는 걸 느꼈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여전히 위험회피가 높고, 자극추구가 낮은 사람이었다. 나는 안전함을 추구하는 사람이고, 안정감에서 오는 편안함을 즐긴다. 그래서 이것저것 새로운 것들을 접하기 보다 익숙한 걸 선호한다.
개발자로서는 내가 가진 기질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 보려 한다. 막연하게.. 안전함과 속도감 사이의 트레이드 오프를 잘 관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과, 프론트엔드 영역에서 시스템 관점의 사고를 통해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는 방향성이 내 기질과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좋은 팀에 합류하는 것이 큰 과제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분야의 책을 두루 읽어 볼 생각이고, 투자도 하며 현금 흐름을 조절해 보려 한다.
1년 뒤, 26년을 돌아 봤을 때 후회 없이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에 집중했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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